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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홍명보 감독 재선임해야"…FIFA 공문에 '영향 없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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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사진  벳조이28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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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등 대한축구협회 행정 난맥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후속 조치 여지를 열어뒀다.

유 장관은 특히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문체부의 축구협회 감사 등을 놓고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의례적인 절차'라며 흔들리지 않고 축구협회 논란을 다룰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질의에 "감사 전에도 만약 불공정하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고, 그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2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규정상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 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해 면접을 진행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도 아니고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위촉된 바도 없으며, 6월 30일 전력강화위원회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상의 감독 추천 권한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했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홍 감독은 물론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서 모두 내부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의 계약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 사실상 홍 감독의 지위를 인정했다.



유인촌 장관은 이에 대해 7일 국정감사를 통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달 중 마무리해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햤다.

유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의 관련 질의를 놓고는 "(홍 감독이)공정한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희 입장에선 공정한 절차 거치도록 요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지난달 말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홍 감독과 관련해 "뭐가 됐든 정당한 절차를 통과해서 선임이 되는 것이 좋다"며 "감사를 통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됐다는 것이 확인되면 다시 공정한 절차를 밟게 하는 게 맞다"고 했는데 국정감사에서 이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유 장관은 다만 자신이 생각하는 홍 감독 재선임 절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다. 

유 장관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과 관련해선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정 회장의 출마를 허가하더라도 "시정 명령을 내릴 거고, 그것도 안 되면 최종적으로 승인 불가까지 하겠다고 얘기했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가) 강제로 회장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다. 축구협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면서도 "이후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끊임없이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 장관의 발언과 달리 문체부에는 체육 종목단체장의 인준(승인) 권한이 없다. 체육 단체장의 인준을 결정하는 건 대한체육회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에서 임원의 선임과 관련한 22조 7항을 보면, '회원종목단체 중 정회원·준회원 단체의 회장은 구비서류를 갖추어 체육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나온다.

체육 종목단체장의 인준권이 체육회에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체육회를 관리·감독하는 주무 부처인 문체부는 종목단체장이 아닌 대한체육회장의 승인권을 행사한다.

대한체육회의 기능 등을 규정한 국민체육진흥법 33조의 6항을 살피면 체육회의 임원 중 회장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투표로 선출하되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한다고 명시됐다.

정리하면, 문체부 장관은 대한체육회장의 승인권을 행사하고, 체육회는 산하 종목단체장의 인준을 결정한다.

정몽규 회장이 4연임을 성공한 뒤 대한체육회장의 승인을 받으면 문제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유 장관의 '승인' 발언을 두고 "여러 가지 감독 권한을 행사해 정몽규 회장의 4선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지난달 말 FIFA가 대한축구협회에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사실에 대해선 "의례적인 절차라고 생각한다. 저촉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모두 끝난 것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되겠다. 걱정하시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국정감사장에서 FIFA가 문체부의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 공문을 보낸 배경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형배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FIFA에 일부러 흘려서 공문을 보내게 만든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고 했고,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유 장관은 정몽규 회장 거취와 관련해 '자율'을 강조하는 것이 FIFA 공문 때문 아니냐는 지적엔 "공문 이전에도 저희 입장에선 그런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명예롭게 퇴진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답했다.

공문 발송 경위나 과정에 대해선 "아직 (확인을) 못 해봤지만,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축구계에 따르면 FIFA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광위) 현안 질의, 문체부의 감사 등을 언급하며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축구협회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FIFA는 '각국 축구협회는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각각 정관 13조와 14조에 명시하고 있다.



공문에는 KFA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정관에 위배될 경우 제재가 가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실제 지난 2015년 쿠웨이트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한 적이 있다. 당시 쿠웨이트 정부가 체육단체 행정에 개입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쿠웨이트 축구대표팀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참가하고 있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전 경기에 대해 몰수패 처리하기도 했다.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10회 연속 진출했던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다.

반면 2010년 프랑스축구협회 사례를 드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는 같은 해 열린 남아공 월드컵에서 팀 내분으로 인해 멕시코, 우루과이에 밀리고 조별리그 탈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당시 레몽 도메네흐 감독과 선수단의 내분 등으로 팀이 무너졌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프랑스축구협회장이 국회에 불려나가는 등 정부에서 엄중 문책을 당했다.

이에 FIFA가 이를 경고하는 공문을 프랑스축구협회에 보내자 프랑스 정부는 "내정 간섭이다"며 받아쳤고 결국 FIFA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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