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선물 필요없다”… ‘감독 이호준’의 뚝심, NC의 겨울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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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NC 감독이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
공룡 같은 묵직함, ‘이호준의 NC’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프로야구 NC의 2024시즌은 춥고 시렸다. KBO리그 제9구단으로 첫 발을 뗀 2013년 이래 2번째로 낮은 순위를 찍었다. 2018시즌 최하위(10위) 이후 가장 낮은 9위(61승2무81패·승률 0.430)에 그쳤다. 2020시즌 첫 통합우승과 함께 쌓아가던 NC의 자존심에 다시 생채기가 났다.
과감한 지휘봉 교체 단행, NC 제4대 사령탑 이호준 감독의 창원NC파크 입성이 이뤄진 배경이다. 그는 2013년 자유계약선수(FA)로 NC 유니폼을 입고 현역 마지막 5년을 공룡으로 보냈다. 클럽하우스 리더로 팀을 이끌었고 은퇴 후 NC 1군 타격코치(2019∼2021)로 선수들과 호흡했다. 이후 LG에서의 추가 지도자 수업을 마치고 3년 만에 정든 창원으로 돌아왔다. “떠난 지 얼마 안 돼서 어색하지는 않다”고 미소 짓는 이호준 감독은 이미 준비된 리더라는 평가다. LG 수석코치까지 맡으며 단계를 밟은 끝에, 자신만의 색을 드러낼 기회를 잡았다. 임선남 NC 단장과도 육성 철학, 지속적인 강팀을 위한 운영에 있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임 서재응 수석코치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기존 코치진을 건들지 않는 것은 물론, 향후 1군 로스터의 투·야수 각 한 자리를 2군 추천제로 운영하는 등 원래 NC에 이호준의 색깔을 조금씩 입혀가려 한다.
야구계에서는 그를 향한 ‘취임 선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신임 감독에게 굵직한 FA 영입이 뒤따르는 건 최근 KBO리그에서 흔한 장면이다. 다만 이호준 감독은 “선물은 필요 없다”고 단칼에 선을 긋는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저와 구단 모두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말은 그렇게 해놓고 ‘누구 잡아달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게 그의 확고한 철학이다.
이호준 NC 감독이 24일 창원NC파크에서 NC 점퍼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
“외부 영입을 하면 안에서는 3명 정도가 (선수로서) 죽는 셈이다. 최소 4년 정도 또 기회를 못 받는다. 그게 무슨 육성인가”라고 힘줘 말한 그는 “우리 C팀(2군)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눈을 그쪽으로 돌리겠다. FA에 쓸 돈을 선수들 소고기 먹이고 좋은 환경 만드는 데 투자해달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보 감독답지 않은 뚝심이다. 지휘봉을 잡으면 성적을 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외부로 시선을 돌릴 법하다. FA만큼 단기간에 취약 포지션을 채우는 방법은 없기 때문. 하지만 이 감독은 NC가 자신을 택한 이유에 집중한다. “3년 안에 (육성한) 선수들이 올라왔는데도 취약 포지션이 생기면, 그때 요청하겠다. FA는 대권 도전 찬스라고 여겨지는 타이밍에 던지는 승부수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임선남 단장도 다가올 FA 시장 참전 여부에 대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감독님 말씀대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계획”이며 이 감독의 말에 힘을 싣기도 했다.
NC 그리고 이호준 감독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팀을 그려본다. 사령탑은 “좋은 유망주들이 빨리 올라와주면 3년 안에 대권 도전 기회가 생긴다고 본다. 운이 정말 좋으면 내년에도 그럴 수 있는 법”이라며 “그러러면 선수, 코치진, 프런트 모두 힘든 연습과 불편함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성장이 일어나는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호준 NC 감독이 과거 NC 코치 시절,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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