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마음 사로잡은 22세 천재타자의 스윙…"일찍 보지 말자" 명장도 응원하는 나승엽의 '태극마크' [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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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비멤버 나승엽./KBO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일찍 보지 말자"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덕수고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타격에 대한 재능이 확실했던 나승엽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첫 시즌부터 121경기에 출전해 127안타 7홈런 66타점 59득점 타율 0.312 OPS 0.880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김태형 감독도 나승엽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면 칭찬을 빼놓지 않을 정도였다.그 결과 나승엽은 오는 11월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예비 명단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보게 됐고,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이후 두 번째 태극마크를 향해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대표팀에는 1, 3루 자원이 많다. 때문에 나승엽에게 한 자리가 제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현재까지 류중일 감독의 평가는 매우 좋다.
지난해 APBC에 이어 다시 한번 대표팀 승선을 목표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나승엽은 30일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태극마크는 느낌이 다를까. 그는 "정규시즌과는 다른 새로운 분위기다. 너무 잘하는 선수들만 모여 있기 떄문에 재밌고 배울점도 많은 것 같다"며 "작년 ABPC 때는 전역을 하고 바로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긴장보다는 이 상황이 재밌다"고 활짝 웃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며칠 전 진행된 회식을 통해 선수들끼리도 한 층 가까워졌다. 나승엽은 "친한 형들도 있었지만, 친하지 않은 선수들도 있었다. 그래서 서먹서먹한 면도 없지 않았는데, 전체 회식을 하면서 더 가까워졌다"며 "대표팀 선수 모두 배팅도 잘 치고, 감탄만 하고 있다. 모두가 잘 움직이고, 송구도 좋다. 특히 (문)보경이 형의 공이 가장 좋고, 잡기 편한 것은 (박)성한이 형이다. 정말 공이 이쁘게 날라온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LG의 경기. 롯데 나승엽이 4회초 외야플라이를 때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8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7-4로 승리하며 통산 700승을 달성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나승엽은 올 시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그 결과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게 됐고, 다시 한번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스텝업을 노린다. 그는 "정규시즌 때 혼자서는 뭘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감독, 코치님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안 좋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금방 탈출을 할 수 있더라. 귀를 닫고 혼자서 하면 더 내려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피드백을 모두 귀담아 들었다"고 설명했다.
나승엽의 경우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는 아직 부족한 편이지만, 올해 2루타 부문에서 리그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장타 생산력이 좋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스윙에서 나오는 정교한 컨택 능력 또한 장점이다. 대표팀으로 범위를 좁혔을 때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1루수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지만, 대타 자원으로서 클러치 상황에서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는 선수다. 특히 대표팀에 전문 1루수가 나승엽밖에 없다는 점도 수비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될 수 있다.
나승엽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대표팀에 갈 때 '일찍 보지 말자'고 말씀해 주셨다. '떨어지면 바로 (마무리캠프) 합류할 준비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라고 하셨다"고 너스레를 떨며 "코치님들께서도 장난 반으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다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더 뿌듯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승선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나승엽./고척 = 박승환 기자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했을 때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나승엽은 "정말 모르겠다. 시즌이 끝나고 짧은 휴식을 가졌다가 마무리캠프를 소화하고 합류했기 때문에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다. 훈련을 하는데 감각도 잘 유지가 돼 있고, 몸도 다 만들어져 있다. 빨리만 집에 가지 않는다면 유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전문 1루수가 없지만, 1루를 볼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나 또한 1루에서 계속해서 연습을 하고 있지만, 더 내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승선을 위해선 일단 내달 1~2일 쿠바와 평가전에서 증명해야 한다. 나승엽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는 "잘하고 싶다. 하지만 오버는 하면 안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준비했던 대로만 차분하게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올해 한국 야구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분들이 찾아오시는 것 같다. 상승세를 잘 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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