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꿈 이뤘다!' 다저스, 역대 8번째 우승…양키스 WS 역대 최초 역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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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하고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AP통신
▲ LA 다저스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하고 포효하고 있다.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우승의 꿈을 이뤘다.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LA 다저스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역대 최초 역사 작성을 막고, 구단 역대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6 대역전승을 거뒀다.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으면서 시리즈 4승1패로 우승 반지를 품었다. 다저스는 1955, 1959, 1963, 1965, 1981, 1988, 2020년에 이어 4년 만에 구단 역대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양키스는 역대 최초 역사 작성에 실패했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처음 3패를 떠안은 팀이 시리즈를 6차전 또는 7차전까지 끌고 간 사례는 없었다. 4전 전패로 준우승에 머문 사례가 모두 21차례 있었고, 5차전까지 가서 준우승에 머문 사례는 모두 3팀이 있었다. 양키스는 역대 최초 6차전에 도전하는 팀이 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우승이라는 꿈을 이뤘다.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투타 겸업 스타로 주가를 높이고, 신인왕과 2차례 MVP를 수상하는 등 해마다 최고의 업적을 세웠으나 에인절스와 함께한 6년 동안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찾았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하며 희망을 품었다. 오타니는 올해 팔꿈치 수술 여파로 투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무대에서는 어깨 아탈구 부상 여파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동료들 덕분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웃을 수 있었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엔리케 에르난데스(중견수)-토미 에드먼(유격수)-윌 스미스(포수)-개빈 럭스(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잭 플래허티였다.
양키스는 글레이버 토레스(2루수)-후안 소토(우익수)-애런 저지(중견수)-재즈 치좀 주니어(3루수)-지안카를로 스탠튼(지명타자)-앤서니 리조(1루수)-앤서니 볼피(유격수)-오스틴 웰스(포수)-알렉스 버두고(좌익수)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게릿 콜이었다. 불펜 야구의 승리였다. 선발투수 플래허티가 1⅓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한 가운데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앤서니 반다(⅔이닝)-라이언 브레이저(1이닝 1실점)-마이클 코펙(1이닝)-알렉스 베시아(1이닝)-브루스더 그라테롤(⅔이닝 1실점)-블레이크 트레이넨(2⅓이닝)-워커 뷸러(1이닝)까지 투수 8명을 쏟아부어 승리를 지켰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완전히 양키스가 장악했다. 저지가 월드시리즈 첫 홈런을 터트리면서 역대 최초 역사를 쓸 희망을 키웠다. 1회말 1사 후 소토가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저지가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0-2 리드를 안겼다. 플래허티의 초구 시속 93.7마일(약 150.7㎞)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타구 속도 108.9마일(175.3㎞), 비거리 403피트(약 123m)를 기록했다. 저지가 물꼬를 트자 치좀 주니어까지 우중간 담장 너머로 백투백 홈런을 날리면서 0-3으로 거리를 벌렸다.
▲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 뉴욕 양키스 게릿 콜
양키스는 2회말 추가점을 뽑으면서 플래허티를 1⅓이닝 만에 끌어내렸다. 선두타자 볼피가 좌익수 쪽 2루타로 물꼬를 텄고, 웰스의 1루수 땅볼에 힘입어 3루를 밟았다. 이어 버두고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0-4가 됐다. 3회말에는 스탠튼이 우월 솔로포를 날리면서 0-5로 크게 도망갔다. 마운드에 콜이 있었기에 5점차는 매우 넉넉해 보였다.
하지만 4회초 투구 뒤 변수가 생겼다. 콜은 선두타자 베츠를 볼넷으로 내보내긴 했지만, 프리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먼시를 연달아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쉽게 흐름을 끊었다. 그런데 콜이 투구하는 오른손에 흐르는 피를 유니폼 바지에 닦아낸 게 중계 화면에 잡혔다. 물집이 터졌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위력적인 투구가 어려울지도 몰랐다.
콜은 우려대로 5회초 시작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우전 안타로 내보냈다. 하필 가장 힘들 때 수비가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다음 타자 에드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나 싶었는데 중견수 저지가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저지른 것. 콜은 흔들리지 않고 다시 다음 타자 스미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유격수 볼피가 3루로 향하던 2루주자를 먼저 잡으려다 송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콜은 무사 만루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듯했다. 럭스에게 볼카운트 1-2에서 시속 99.4마일짜리 직구를 꽂아 넣어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첫 위기를 넘겼다. 이어 오타니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양키스 팬들을 흥분하게 했다. 볼카운트 1-2에서 오타니에게는 결정구로 너클 커브를 선택해 헛방망이를 끌어냈다.
그런데 콜은 2사 만루까지 잘 버텨놓고 와르르 무너졌다. 베츠에게 1루수 땅볼을 잘 유도했는데, 1루 베어스 커버를 1루수 리조와 콜이 서로 미뤘기 때문. 콜은 리조에게 직접 베이스를 밟으라고 손짓했지만, 리조는 늦었다고 판단해 1루로 적극적으로 뛰지도 않았다. 결국 여기서 1-5로 쫓기기 시작했다.
▲ 뉴욕 양키스 게릿 콜(왼쪽)과 앤서니 리조가 치명적인 실책 이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AP통신
▲ 평범한 뜬공을 놓친 뉴욕 양키스 중견수 애런 저지
▲ LA 다저스 무키 베츠(왼쪽)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역전에 성공한 뒤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AP통신
무사 만루 무득점을 기록하고 상승세를 타야 하는 상황에서 실점하자 콜은 와르르 무너졌다. 프리먼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얻으맞으면서 3-5까지 쫓겼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중월 2타점 적시 2루타를 한번 더 허용하면서 5-5가 됐다.
다저스는 5회 이후 다시 콜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양키스가 6회말 추가점을 뽑았다. 그라테롤이 등판한 가운데 소토와 저지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치좀 주니어가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1루주자 저지만 2루에서 잡아 1사 1, 3루가 됐고, 스탠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5-6이 됐다.
다저스는 8회초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양키스가 불펜 토미 칸레를 올린 상황. 선두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에드먼의 안타와 스미스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양키스는 급히 루크 위버로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럭스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6-6 균형을 맞췄다.
계속된 1사 1, 3루 기회에서는 오타니가 포수 타격 방해로 출루하는 변수가 생기면서 다시 만루가 됐다. 이어 베츠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7-6 리드를 안겼다.
다저스는 트레이넨이 8회까지 부려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주자 9회말 마지막 투수로 뷸러를 올렸다. 뷸러는 선두타자 볼피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양키스의 마지막 희망을 잠재우기 시작했다. 이어 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버두고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양키스 에이스 콜은 에이스의 낭만을 보여주고도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6⅔이닝 108구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5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 역투를 펼친 LA 다저스 블레이크 트레이넨 ⓒ 연합뉴스/AP통신
▲ LA 다저스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하고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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