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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말했다 "무릎 잘려도 뛸게요…(강)민호 형, 첫 KS서 우승하시죠" [P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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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사진  벳조이28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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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초 강민호가 선제 솔로 홈런을 치자 박진만 감독, 정대현 수석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정상을 향해 달리려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이뤘다. 1, 2차전서 미소 지은 뒤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서 플레이오프를 끝냈다. 정규시즌 1위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주장 구자욱은 더그아웃에서 4차전을 지켜보기만 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다. 지난 15일 대구서 열린 LG와의 2차전에 선발 출전한 그는 1회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르윈 디아즈의 타석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이후 디아즈의 뜬공을 LG 유격수 오지환이 놓치자 구자욱이 다리를 절뚝이며 홈으로 들어왔다. 귀중한 득점을 만든 뒤 경기에서 빠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 검진을 받았다.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구자욱은 치료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6일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떠났다. 그는 "1%의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었다. 뭐라도 해보려 했다"고 돌아봤다.

18일까지 치료를 받은 뒤 당일 저녁 귀국했다. 당초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해 홈인 대구로 향하려 했으나 행선지를 인천공항으로 변경했다. 선수단이 4차전을 치르는 서울로 오기 위해서였다. 구자욱은 19일 오전 무릎 치료를 한 차례 더 진행한 후 야구장에 왔다. 목발 없이 두 발로 걸었다.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4차전을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필요한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대기시키려 한다. 대타 기용을 고려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 출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는 후반까지 무척 팽팽했다. 삼성은 선발 데니 레예스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8회초 터진 강민호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무사히 승리에 닿았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출전하지 못해 오히려 심장이 엄청 떨렸다. (승리 후) 눈물을 흘린 선수들이 많았다. 감동적인 순간들이 무척 많았던 것 같다"며 상기된 목소리를 들려줬다.

강민호의 홈런은 어떻게 봤을까. 구자욱은 "(강)민호 형의 방망이가 계속 잘 안 맞고 있었다. 그래도 이번 경기에선 칠 것 같았다.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강민호는 3차전까지 3경기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4차전서 가장 결정적인 활약으로 단숨에 만회했다. 홈런뿐 아니라 두 차례 도루 저지로 레예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구자욱은 강민호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때 박진만 감독, 정대현 수석코치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다. 관련 질문에 그는 "선취점을 냈으니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감독님과 같이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감독님, 코치님 곁에서 긴장이 조금 풀렸다"고 답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서 데뷔한 강민호는 21년 만에 드디어 첫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게 됐다. 구자욱은 강민호에게 "형, 첫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시죠"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구)자욱이가 무릎 잘려도 뛰겠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낸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구자욱 역시 2015년 이후 두 번째 한국시리즈를 맞이한다. 2015년엔 1군에 갓 데뷔한 신인이었다. 당시 한국시리즈 4경기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 2타점을 올렸다. 9년이 흐른 현재, 주장으로 영광의 무대에 오른다.

구자욱은 "그때는 솔직히 너무 긴장됐다. 선배들을 따라가려고만 했다"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선수들과 함께, 같이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빨리 무릎이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며 "최대한 치료에 전념해 더 나아지도록 하겠다. 밤마다 얼음찜질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4차전에 나오진 못했지만 계속해서 방망이를 쥐고 있었다. 구자욱은 "감각을 잃지 않으려 했고, (출전) 준비도 했다. 그런데 나갈 상황이 없었다. 대신 열심히 응원했다"며 미소 지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자욱은 "두 팀 다 못 치는 건 똑같다고, 못 치더라도 스윙 자신 있게 돌리자고 했다. 상대 선발 디트릭 엔스의 공이 워낙 좋았다"며 "우리 타자들이 집중했지만 엔스에게 당했다. 그래도 민호 형이 흐름을 잘 끊어줬다. 내가 생각하는 플레이오프 MVP는 민호 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각오는 결연했다. 구자욱은 "2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더 패기 있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KIA는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을 듯하다. 우린 경기를 충분히 치렀다. 딱 적당히 4경기를 했으니 선수들이 더 자신 있는 타격 및 투구를 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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